[대담한 대화 전문] 대구 이슬람 사원 신축 갈등

손우정
발행일 2023-08-07 조회수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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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

박성민(목사, 대구 NCC 인권위원회 총무, 이슬람 사원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김상천(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학생)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변호사)

박성수(부산 온누리교회 목사, 감신대 교수)

■ 진행·기록

박중엽(뉴스민)

손우정(대담한 대화)

- 쉽지 않은 주제의 대화 자리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 대담한 대화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 이견을 대화와 소통으로 풀어가자는 취지의 프로젝트다. 이번 ‘대담한 대화’는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기 위해 뉴스민과 같이 준비하고 있다. 예민한 주제이긴 하지만 힘의 대결이 아닌, 논리나 공감 지점을 찾아가는 계기를 만들어봤으면 좋겠다. 우선 참여하신 분들 소개를 듣고 싶다.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지난 달 경북대에서 진행한 대현동 이슬람 사원 문제 관련 토론회에 초대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나도 고향이 대구라 보도 보면서 관심이 많았다. 그런 참에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주민분들 이야기도 많이 듣고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공부했다.

= 박성수(김신대) : 이슬람을 전공으로 연구해서 박상흠 선생님과 함께 지난 번 토론회에 초대됐다. 한국 사람들이 왜 이슬람으로 개종하는지에 대한 논문을 썼고, 한국 사회 안에 일어나는 무슬림, 이슬람 현상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이런 자리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다시 주어져서 감사하다.

= 박성민(대구 NCC) : NCC 인권위에서 일을 하니까 대구에서 이슬람 사원 문제가 불거질 때부터 관여하게 됐다. 당시에 성명서를 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인권위 내에 목사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때부터 무슬림 유학생을 만나고 대책위에 참여했다. ‘왜 이런 식으로 갈등하게 되었을까, 갈등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들었다. 주민분들과도 계속 만나려고 시도했는데, 대화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번 대담한 대화가 새로운 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김상천(경북대) : 학교 입학했을 때부터 대현동 이슬람 사원 문제에 관심이 있었다. 서울에서 다른 학교를 잠시 다닌 적이 있는데, 경북대는 무슬림 유학생이 훨씬 더 많다고 느꼈다. 입학 첫날에 길을 가다가 기도하는 무슬림 유학생을 봤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다보니 이슬람 사원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다.

지난해에 사원 갈등이 폭발해서 학교에 대자보를 붙였다가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고 인종차별은 안되고, 주민과 유학생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게 아니라 대구 북구청과 학교가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 주민분들과 물리적인 충돌도 일어났다. 이 자리에서 이슬람 사원 문제를 건설적으로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았으면 한다.

 

-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공통적으로 해주셨다. 이런 생각에 갈증을 느낀 분들이 적절하게 참여해 주신 것 같다. 우선, 이슬람 사원 갈등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 각자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 박성민(대구 NCC) : 복음서에 보면 급식 사건이 두 번 나온다. 두 번째 급식 사건에서 제자들이 이상하게 침묵한다. 첫 번째는 제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때가 늦었고 먹을 게 없으니 사람들을 돌려보내라고. 예수님의 첫번째 오병이어 기적을 경험하고 나서, 두 번째 빈들에서 먹을 것이 없을 때 제자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예수님이 직접 ‘불쌍히 여긴다’고 말한다. 그때 왜 제자들이 침묵했을까? 개인적으로 인종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다 갈릴리 지역의 유대인이었지만, 두 번째는 이방인들이었다. 성경 안에도 인종주의가 작동하고 제자들은 굶주린 사람들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다. 하지만 예수는 유대인과 이방인을 구별 없이 애간장이 끊어지는 정도로 불쌍히 여기셨다. 저는 이 사건에서 첫 번째 책임은 북구청의 행정적 실수가 있었고. 이 문제 배경에는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인종주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인종주의 때문이 아니냐?’, ‘종교 때문 아니냐?’고 이야기하는데, 그게 아니다. 오히려 그런 문제제기가 해결을 막고 있다. 현장에 가보니까 갈등의 주체는 주민과 이슬람 사원 측이다. 그런데 오히려 기독교인하고 이슬람인이 주인공처럼 등장했다, 종교갈등, 내국인과 외국인의 갈등으로 몰아가니 더 갈등이 증폭된다. 본질은 그게 아니다. 현장에는 노년에 값싼 가격에 주택을 구매해 노후를 준비하려는 주민도 있고, 평온한 생활을 유지하려는 주민도 있는데, 열한 채 집이 모여 있는 한 복판에 이슬람 사원을 세웠다.

북구청은 민원이 발생하면 공사 중지를 시킨다고 했는데,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주민들과 숙의나 동의를 받는 절차가 없었다. 북구청도 건출 허가 전에 현장에도 안 가본 거다. 대구에도 수십 개의 이슬람 사원이 있는데, 대현동처럼 갈등이 폭발한 적이 없다. 왜일까? 주민들에게는 주거권과 행복추구권, 이슬람 사원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 이 충돌을 중재하고 갈등을 해결해야 할 행정이 어설프게 진행했다. 그쪽도 처음이니까 그랬던 것 같은데.

인권단체나 기독교계도 적절한 조절능력이 없었다. 선진 유럽국가는 이슬람 사원을 세울 때, 1년 정도 행정이 중재하면서 대화와 토론을 통해 진행한다. 지금은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지금 언론은 돼지 족발 문제만 보도하고, 인종차별이라고 몰아간다. 이렇게 몰아가면 해결이 안 된다. 주민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중재할 수 있는 중간 다리 역할이 필요하다.

= 박성수(부산 온누리 교회) : 이슬람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보면, 이슬람에 대한 이해 부족이 크지 않았나 싶다. 경북대에서 이슬람 학생을 유치할 때 파급효과를 예측했어야 하는데, 무지했다. 무슬림에게 하루에 기도 다섯 번은 의무 사항이다.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 중요한 건 경북대다. 대부분 유학생이기 때문에 1차적 책임은 경북대의 무슬림 학생의 몰이해에 있다. 유학생들을 필요에 의해 초청했으면서 그들의 종교에 대한 고민은 소홀했다.

= 김상천(경북대) : 갈등이 확산된 원인이 종교 혐오 때문이 아니라는 지적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제가 만난 주민들은인은 다양하다. (이슬람 종교에 대한) 혐오 감정도 갈등 확산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박상흠) 변호사님은 그게 너무 부각되었다고 하시지만, (이슬람에 대해) 굉장히 격한 반응을 보였다. (대자보를 붙일 때) 제 옷가지를 당기거나 하는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 그 배경에는 혐오 감정이 있다. 낯선 것을 두려워하고 배제 및 제거하려는 감정이 있는 것이다.

혐오는 공동체의 순수함을 오염시킬 수 있는 위협을 지목하고 말살하려는 행동인데, 변호사님께서 말씀하신 편안한 노후, 이슬람 사원이 헤칠 수 있다는 말도 공동체 순수성을 오염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이슬람을 규정하는 거다. 주거권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이슬람이라는 것과 이슬람을 믿는 외국인에 대한 낯섦과 두려움이 이 갈등을 증폭시킨 원인이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과 제거하고 싶은 감정은 당연히 들 수 있는 것이지만, 책임있는 기관들이 그것을 잘 헤아리고 중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주민들이 이 문제에 관해 혐오감정이 아니라 주거권 문제에 집중한다면, (이슬람 사원에 반대하는) 경북대학교 학생들은 주거권 문제보다는 이슬람에 대한 혐오감정에 집중한다.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테러 집단. 탈레반. IS 이야기가 나오고, 그런 집단을 우리 근처에 둘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슬람 자체를 테러 집단으로 보는 오해가 있다. ‘유학생들을 동료 학생으로서 지지해야 한다’, ‘아니다.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 나뉘어서 학생사회도 갈등이 있다. 원주민과 이슬람 사원 간의 갈등은 말씀하신 것처럼 주거권 등 여러 이유가 폭넓게 작용한 것 같지만, 혐오 감정 부분에 대해서는 결론이 같다.

대화와 소통으로 오해를 풀어야 할 행정당국의 책임이 필요하다. 그래서 경북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도 후속 파급효과는 신경 안 쓴 책임이 있다. 문제가 벌어지고 나서는 문제를 풀기 위한 어떤 행사를 연다든가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경북대가 나서서 좌담회나 소통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 공통적으로 행정과 정치의 부재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느끼시는 것 같다. 다만 강조점은 조금씩 다르다.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김상천 학생이 주민들의 반대가 혐오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는데, 이런 시각이 토론과 대화를 막고 있다. 현장에 가서 살아 봤으면 좋겠다. 이슬람 사원 세워지기 7년 전까지만 해도 이슬람 학생과 주민 사이에는 갈등이 없었다. 사원이 세워지면서 일조권, 조망권 침해 문제가 생겼다. 혐오? 물론 없지는 않겠지만 외래문화를 접하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기도 하다. 그걸 무조건 잘못이라고 얘기하는 것도 강압이다. 낯설어 하는 걸 무조건 혐오라고 하는 건 또 다른 혐오 아닌가? 주민들의 평온을 해치는 문제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항의할 권리도 있다.

= 박성민(대구 NCC) : 현장을 가보면 문제가 될 만한 공간이긴 하다. 학교 내에는 조용한 공간을 찾을 수 없었고, 그래서 무슬림들이 살던 곳이 조용해서 그곳에 공간을 형성하는 과정이 있었다. 기도를 하던 공간에 사원을 지으려니까, 도로와 연결되어야 한다고 해서 또 옆집까지 추가적으로 구입했다. 그 과정에서 공사를 막지는 않았던 것으로 안다. 주민들과 이야기가 엇갈리긴 하지만, 주민들은 새로 짓는 이슬람 사원이 2층 건물인 줄 몰랐다, 속았다고 한다. 이런 문제는 조정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소음이나 냄새가 문제되면 방지 시설을 충분히 마련하여 조정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그리고 무슬림들도 공사를 하고 나서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일부 주민들은 무슬림이 테러 세력과 관련이 있다고 하고. 유학생들은 (그런 공격의) 배후에 종교계가 있다고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초기에 잘 정리할 수 있는 문제였는데, 행정청에서 역할을 하지 못해 갈등은 증폭된 상황이다. 여기에 외부에서 찾아와서 현수막 걸고 집회하고 이러면서 문제가 인종주의적인 대립으로 확산됐다.

= 박성수(김신대) : 대화를 하려면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배제해야만 해결책이 나온다. 제가 있는 동네도 교회를 세우려고 하니까 주위 아파트에서 현수막을 걸고 난리가 났다. 이슬람이어서가 아니라 종교시설에 대한 혐오감이 한국 사회 전반에 있다. 구청에서 허가를 내줬다는 건 법리적인 문제가 없다는 건데, 사실 이건 정서적 문제다. 정서는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슬람을 종교의 기능과 역할 면에서 공감해보면, 주변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을 하는 것이 과연 공감받는 종교가 할 일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무슬림도 이런 고민이 필요하다. 주민들도 무엇이 문제였고 왜 여기까지 왔는지 고민해야 한다. 결국 정서적 문제다. 감정과 감정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감정을 배제하고 대화할 구조를 만들면 대화가 된다. 그런데 그렇게 못하고 있다.

= 김상천(경북대) : 반복하지만, 이 문제에 혐오감정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여러 선생님이 지적한 것처럼 혐오고 차별이라는 것만 강조해서 대화가 어려워졌다고 하는 건 타당한 측면이 있다. 동시에 주민과 유학생이 서로 소통을 안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는 거 같고, 다른 단체가 개입해서 격해지는 문제도 있는 거 같다. 서로에 대한 공격을 거둬두고, 주민과 유학생이 만나서 함께 대화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경북대 내부의 문제도 있다. 학내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 경북대는 학생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시도를 해야 한다.

- 박성수 목사님께서는 무슬림도 지역사회의 공동체에 어떻게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인지 고민 필요하다고 하셨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에서 활동하는 박성민 목사님의 의견은 어떤가?

= 박성민(대구 NCC) : 동네에서 살아가려면 주민들과 대화하고, 요구가 있으면 반영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지금처럼 외신까지 다 보도하면서 갈등이 폭발하기 전에 그게 충분히 가능했던 시기가 있었다. 초기에 유학생을 만나서 이야기 해 보니까, 부산의 한 미국 영사가 연락해 와서 ‘지금 상황은 인종 차별이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상황이니까 필요하면 외신에 이 문제를 알리겠다’고 했다더라. 그런데 유학생들이 거절했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들이 한국 사회에서 들어와 살면서 한국인들의 환대를 받았다고 하더라. 어른을 공경하는 것도 좋아 보였고. 자신들에 대한 혐오가 있어도 국제적으로 한국의 부정적인 모습을 알리기보다 어떻게든 지역에서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는데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북구청에서 대화할 때는 무슬림 유학생들과 함께 들어오는 통역도 배석을 못하게 해서 논쟁 끝에 겨우 들어가 통역을 할 수 있었다. 평화적인 해결을 시도 했는데 지금은 사법부의 판결이 나와도 공사를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다.

= 박성수(김신대) : 이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교회도 그런 일이 있었다. 판결이 다 나오고 조정이 되어도 공사를 못했다. 이런 일은 대현동 사건만의 문제가 아닌 거다. 대화를 할 때는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서로 싫어하는 이야기부터 한다. 차이보다는 공감할 이야기부터 꺼내야 해결책이 나온다.

 

-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어떤 것이 있을까? 주민 쪽에서는 그런 여지가 있나?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쉽지 않다. 북구청에서 처음 중재 자리를 만들고 여러 방안을 제안했는데도 결렬됐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유학생들이 공대에 많으니까, 경북대 안에 최대한 공간을 마련하는 방향이 가장 좋겠다고 생각한다. 부산 동아대 같은 경우 대학이 이슬람 기도실을 마련했다.

= 박성민(대구 NCC) : 대체 부지 이야기는 초기에도 나왔다. 유학생도 동의했다. 문제는 조건이다.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하는데, 연구실에서 너무 멀면 안 되니까 같은 정도의 공사 비용에 비슷한 거리와 규모의 공간이 있으면 가능하다고 했다. 초기부터 그렇게 얘기했고 유학생들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흐지부지됐다. 경북대가 지금 국제 유학생을 입학시키고 나서 유학생들을 위해서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 상태다.

 

- 소음 문제 등 주민이 요구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사원 측이 제시하면, 대화와 타협이 가능할 수도 있지 않겠나?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고려해 볼 수는 있을 거다.

= 박성민(대구 NCC) : (사원 신축 부지가) 과거에는 일반 주택이었고, 그곳에 라마단 기간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다 들어가지 못하니까 소음 문제가 생겼다. 사원이 완공되면 오히려 소음 문제는 더 해결할 수 있다. 다 실내에서 하게 되니까.

= 박성수(김신대) : 무슬림이 기도할 때, 이맘이라는 리더가 있다. 사람이 많아지면 육성으로 다 커버할 수 있을까? 보통 마이크를 사용하게 된다.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중요한 건 이슬람 사원이 지어지고 주민이 온 게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집이 11채 있고 그 중간에 사원이 세워졌다. 한국에서 이웃 주민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 이슬람 교리가 어떻게 되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슬람 자체도 그쪽에서 양보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 김상천(경북대) : 주민분들이 지금 임시로 마련된 기도처에서 새벽에 소리가 난다고 하는데, 사원이 세워지면 해결 가능할 수 있다.

= 박성수(김신대) : 소음이 종교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실 층간 소음 문제도 많은 갈등을 야기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소음 문제와 종교 혐오는 전혀 상관 없는 문제다.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만약에 소음 문제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면 (사원 측에) 손해배상의 책임이 생긴다. 사원을 계속 운영하기 힘들어지게 될 거다. 한발 물러서야 한다.

 

- 유학생 사이에서도 이런 문제 제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을 것 같다.

= 박성민(대구 NCC) : 처음부터 나왔던 얘기다. 유학생들도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고 주민들과 같이 살아야 하니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 지금 주민들의 상황을 보면, 그런 노력이 결실은 맺지 못했던 거 같다. 박상흠 변호사님은 해결책을 제시하면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보시나?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일단 지금은 감정의 골이 깊다. 아무리 합리적인 안이 있어도 서로 미워하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합리성 문제가 아니다. 타협점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 김상천(경북대) : 주민들은 의견이 일치되어 있는지도 궁금하다. 제가 대자보 붙일 때 충돌했던 분은 목사님인데, 주민대책위라고 하셨다. 제게 ‘저런 애들이 테러라도 하면 어쩌냐’, ‘밤에 범죄가 일어나면 어떡하냐’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여기 와서 살아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혐오 감정이 원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주민들은 그런 혐오 감정 없이 주거 문제에 집중하고 계신 상황인가?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혐오감이라고 하면, 검은 옷이나 긴 수염 같은 모습들이 겁이 난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래도 서로 대화를 많이 해야 하는데 부족했다. 사원을 지을 때도 별다른 소통 없이 기습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더 심각한 상태를 불렀다.

 

- 그동안 알아본 바에 의하면, 주민분들이 처음에는 낯섦에서 오는 공포가 있었던 것 같다. 사원 갈등이 3년 정도 진행되는 동안, 이제는 종교보다는 11채 가옥 중간에 사원을 짓는다는 문제를 더 많이 이야기한다. 그러나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 대화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김상천(경북대) : 학생으로서 느낀 점을 더 말씀드리면, 학내 구성원들은 이것을 대학의 문제로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왜 우리가 나서야 하느냐는 것이다. 자기들이 이슬람 국가가 아닌 곳으로 왔으면 감당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요즘 말로 누칼협이라고, 누가 오라고 칼들고 협박했느냐는 인식이다. 학교는 어려운 문제니까 회피하고 싶어하는 거고. 학교 밖의 사원 문제까지 개입해야 하느냐는 태도도 있다. 이슬람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

= 박상수(김신대) : 그렇다. 기독교에는 번역 가능성이란 개념이 있다. 그 사람의 언어와 문화로 번역되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은 번역 불가능성이 있다. 꾸란이라는 책도 한국어 주석 의미서이지 꾸란 자체는 아닌 것이다. 그들의 문화가 한국에 와서 적응될 수 있는 건 제한적이다. 누칼협이라고 했는데, 유학생들은 우리의 필요로 온 것이 맞다. 외국인 노동자도 그렇다. 우리가 필요해서 유치했는데,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한다. 얼마 전 한 세관에서 일하는 지인이 연락왔는데, 이슬람 여성 전용 기도처를 만들어야 하느냐고 묻더라. 어떤 국가에서 교류의 조건으로 여성 전용 기도처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그 문제처럼 우리가 필요하면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불러 놓고 왜 왔냐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이제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한 매뉴얼도 필요하다.

= 박성민(대구 NCC) : 이주노동자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우리가 필요해서 노동력만 수입하는 개념이다. 한 사람의 노동자로 교육할 필요도, 그들의 노후를 책임질 부담도 지지 않아도 되고 딱 노동력만 뽑아 쓰려는 제도인데, 적어도 체류하는 동안 기본적인 인권이라도 고민해야 한다. 사람은 노동력만 오는 게 아니고 그들의 문화까지 함께 온다. 노동력만 들여올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고, 그들이 종교의 자유를 향유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의무가 있다. 이번이 북구청이 처음이라서 실수했다지만, 앞으로 유사하게 계속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찾는지가 중요하다. 이는 한국의 정치, 시민의식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심각하다. 최근 학교 현장 이슈도 마찬가지다. 대구시가 선진도시가 되려면 지금처럼 책임 기관이 복지부동해서는 안 된다.

 

- 경북대의 역할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처음 겪는 문제’ 때문이라는데,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조치가 없을까?

= 김상천(경북대) : 박 변호사가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 문제를 얘기하셨다. 각자의 강조점을 관철하는 방법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사원 문제에 개입한 과정도 문제였다. 예를 들어 어떤 국회의원은 적극적으로 혐오 감정을 조장하는 말을 했다. 이런 게 오히려 대화를 방해한다. 정치가 이야기를 깊게 파악하고 중재해야 하는데, 오히려 혐오에 편승했다. 경북대는 법적으로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경북대가 마련할 수 있는 부지를 찾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조사를 해봤는데, 서강대 이수정 박사가 무슬림 사원 여러 곳을 다니며 갈등 해결 방법을 연구했더라. 영국에서는 1년에서 2년 정도 토론회를 연다고 하고, 독일은 이슬람 단체와 정부 간 소통기구가 있다더라. 그에 비해 우리는 정치가 권력 놀이처럼 보인다. 이런데 관심 없다. 주민과 토론하고 공청회하고 협상하는 문화가 정착해야 민주주의가 성숙한다. 대구시가 반성하고 백서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 경북대 총장님도 외부 활동을 많이 하시겠지만, 무슬림 학생들과도 수시로 좌담회라도 가져야 한다. 교수님들에게 외국 사례도 보고 오라고 하고. 도와줄 점을 파악하고 조치하는 것이 총장이 해야 할 일이다.

= 박성민(대구 NCC) : 제대로 된 거버넌스를 만들고 숙의 과정을 통하면 여론도 바뀌는 사례들이 있다. 이런 과정이 없어서 갈등이 격화했다.

= 김상천(경북대) : 거버넌스 측면에서, 경북대 안에 총학생회, 대학평의원회 등 다양한 대의기구들이 있는데 지금은 총학생회도 3년 넘게 없는 상태고 평의원회도 파행인 상태라 대학 내부의 문제도 아쉬운 상황이다. 경북대는 대현동 이슬람 문제만이 아니라 다른 학내 문제도 해결할 의지가 없다. 그래서 학교 자체의 거버넌스를 다시 복구하는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 다시 핵심 문제로 돌아가 보자. 주민 입장에서는 주거의 자유, 행복추구권이 침해된다고 하고, 유학생 입장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한다. 정말 타협지점이 없을까?

= 박성수(김신대) : 남 이야기는 쉽게 할 수 있다. 그런데 내 문제가 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내 집 바로 앞에 공사가 진행되고, 밤에 잠도 못 자면 그때도 남 일처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주민들은 공사 때문에 집에 금도 갔다고 한다. 그런 피해를 감수하면서 저분들의 종교를 인정한다고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르며, 자칫 또 다른 폭력이 될 수도 있다. 무슬림에게 예배 처소가 중요하듯 주민들의 행복추구권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슬람 입장에서도 무엇 때문에 이 종교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져봐야 한다. 대현동 주민들도 어떻게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고민해야 한다. 주민들은 다른 부지로 가면 된다는데, 그렇다면 거기에 사는 주민들은 누가 용납하냐는 문제도 있다. 보완적 방법과 방향이 나와야 한다.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행정기관장들이 현장에 가서 1주만 생활했으면 한다. 1주일은 주민 집에서 살고. 1주일은 사원에서 생활해보자. 그러면 양측 입장을 이해할 실마리 찾을 수 있을 거다. 지금은 탁상공론에 머물고 있다. 홍준표 시장도 본질에서 벗어나는 말을 하더라. 이슬람과 기독교가 한 형제라고. 본질은 그게 아니다. 실제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문제다. 중재를 하려면 행정기관이 좀 더 나서야 한다.

= 김상천(경북대) : 거꾸로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권리의 충돌을 해결할 때 어느 쪽도 피해가 0이 되는 대책은 없다. 타인의 권리 행사로 내가 피해도 보고 수혜도 보는 건 안타깝지만 어느 정도 용인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화와 타협이 중요한 것이고. 유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아잔‘(무슬림의 기도 전 외침)을 틀고 마음껏 요리를 하고 큰 소리로 예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더불어 주민들도 한치의 피해도 안 보겠다는 건, 좀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욕심일 수 있다. 반대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측면도 있을 거다. 경북대학교가 서문 쪽 학교 부지에 혁신 파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대현동 주민들이 수혜를 보기도 하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한쪽만 완전히 피해를 보지 않는 방법은 불가능하다.

= 박성민(대구 NCC) : 유학생 입장에는 대체지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완공이 지체되고 있지만, 유학생들도 향후 지역주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계기들을 만들려고 고민하고 있다. 이슬람도 결국 지역 커뮤니티의 평화를 이루는 것이 종교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다. 대화를 통해 공존할 방향을 찾아봐야 한다.

= 박성수(김신대) : 자유와 자유의 충돌이다. 대현동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무슬림은 또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 접점을 논의해야 하지만 당사자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끼리 이야기하긴 어렵다.

= 박성민(대구 NCC) : 시에서 갈등 조정 전문가를 불러다 당사자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예산 문제로 중단되고 결론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 이번 대담한 대화에도 주민분을 모시려고 했는데, 설득하지 못했다. 마음이 많이 닫혀 있다. 주민분들을 공론의 장으로 초대하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할까?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논리적인 것보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열린 음악회라도 열어보자.

= 김상천(경북대) : 공감한다. 학생들끼리도 ’같이 등산이라도 가보자‘는 시도가 있긴 했다. 거창하게 하지 않더라도 주민분들에게 대접하는 자리도 행정이나 학교가 중재해서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

= 박성수(김신대) : 언론 역할이 중요하다. 주민들이 대화 자리에 안 나오는 이유는 피해의식이 너무 강해서다. 언론에 돼지 족발 올려놓은 것만 나왔으니까. 주민들이 아파하는 게 뭔지를 언론이 보여주고 공감해 주면 나올 수 있다. 또 무슬림은 어떤 아픔을 겪고 있는지 들어줘야 한다. 그런데 언론에 족발이나 삼겹살 파티 이야기만 나오면서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덧붙이면, 서울 언론의 문제도 있다. 대구 시민을 야만적이고 반인권적이라고만 몰아간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말초적인 보도만 써서 문제를 더 꼬이게 하고 있다.

 

- 언론의 문제를 지적해 주셨는데, 종교단체도 문제를 지적해 볼 수 있겠다. 이슬람 사원 문제가 대현동을 떠나 한국 사회의 문제로 확장됐다. 여기에는 일부 교회나 종교 단체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도 있다. 대구에서 사원 건축을 막자고 대규모 종교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 박성민(대구 NCC) : 목사로서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국 교회 밑바닥의 이데올로기적인 갈등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보수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잘못됐다고만 할 수 없는 뿌리깊은 문제가 있다. 이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한국 교회의 중요한 과제다. 여기에 현재 이슬람 문제들도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보수적인 선교 입장의 로잔언약이나 케이프타운 서약도, 공격적 선교를 지양하고 이슬람을 존중하고 대화하자는 선언이다. 그러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에큐메니컬 진영은 말할 것도 없고, 복음주의 진영까지도 이미 이 정도로 와 있는데, 한국은 폐쇄적인 상황이다.

대현동 사원 걸립 문제가 이슬람과 기독교의 문제처럼 되어 버렸는데, 중동에서 벌어진 여러 문제들에 대한 미국의 근본주의 기독교적인 시각을 우리도 따라가고 있다. 이슬람 유학생들이 서문에서 거주한 7년 동안 주민들과 문제가 없었다. 석박사 과정인 유학생들이 한국 법과 문화를 존중하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테러리스트로 몰리는 상황이 됐다.

= 박성수(김신대) : 선교학을 공부한 입장에서 보면, 한국 기독교가 ’예수님이라면 무슬림들에게 어떻게 하셨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내쫒으려고 하지 말고 차라리 전도를 하셔라. 그게 더 건강하다. 저분들을 잘 섬기고, 복음이 무엇인지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인지 가르쳐줘야 하는데 자꾸 내쫒으려고 한다. 과연 주님도 내쫒으려고 했을까? 십자가를 거꾸로 들면 칼이다. 십자가는 십자가로서 있어야 그 힘을 발휘한다. 십자가 신앙이란 우리가 죽어서 남을 살리는 것이다. 그렇게만 한다면 이 문제가 종교적인 문제나 갈등으로 비춰지지는 않을 것이다. 예수님이 죽어서 우리를 살렸듯, 우리가 죽어서 인류를 살리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라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이 문제가 나아갈 수 있다. 그게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다.

 

-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당시 집회에는 이슬람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시장 발언도 규탄하고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배척의 메시지가 쏟아졌었다.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교회가 중재를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마치 기독교와 이슬람의 갈등처럼 몰아가고, 언론도 그렇게 쓰고 있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데. 주민이 조연이 되고 기독교가 주연이 된 것 같은 상황에서 문제가 복잡해지고 있다. 교회는 중재자 역할을 우선해야 한다. 이슬람을 배척하는 이야기는 오히려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든다. 사람 대 사람으로는 이해할 수 있는데 종교인으로서 서로를 상대하게 되면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교회도 근본주의적 접근보다는 인간으로서, 형제로 다가가는 접근이 필요하다.

= 김상천(경북대) : 다 동의된다. 저도 카톨릭 신자고 꿈이 사제였다. 가톨릭 교인이다. 그런 면에서 말씀들이 인상적이다. 한국 기독교계 일부에서 이 문제를 종교갈등으로, 이슬람을 내쫒아야 할 대사으로 규정하고 갈등을 키우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 박성수(김신대) : (일부 기독교계에서 무슬림을) 몰아내려 하지 말고 전도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나? 또 몰아낼 수도 없다. 이게 우리의 현실이다.

= 박성민(대구 NCC) : 교회가 중재할 수 있지 않았을까? 뉴욕에서 2010년에, 9/11 테러 공격을 받은 무역센터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이슬람 센터 설립을 하고자 했을 때, 엄청난 갈등이 일어 났었다. 갈등이 심해지니까 한 신학교에서는 이맘을 초대해 같이 토론했었다. 월드트레이드센터 무너질 때도 그 안에도 무슬림들이 있었고 그들도 고통받았다, 무슬림들도 (9.11테러처럼) 극단적인 것은 거부한다, 이슬람은 평화를 위한 종교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결국 신학교 안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하더라. 우리 교회가 그런 일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결국 평화적인 대화만이 방법이라는 결론에 모두가 동의하시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이야기를 들려 달라.

= 박성수(김신대) : 경북대에만 무슬림이 있는 게 아닌데 왜 하필 경북대, 대현동에서 이렇게 갈등이 격화되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한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일을 굉장히 많이 겪을 것이다. 기독교도 마찬가지다. 한국 사람에게 필요한 건, 무슬림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가 너무 모른다. 알면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다양하게 대처할 수 있는데 모르니까 만들어지는 오해와 갈등이 있다.

저는 신학대 교수지만 일부러 학생들을 이슬람 사원에 데리고 간다. 그리고 절대로 이슬람이 폭력적이라거나, IS 이런 이야기는 꺼내지 말라고 한다. 그건 대화하자는 것이 아니니까. 저들이 말하는 이슬람을 너희들이 한번 배워보라는 거다. 우리가 편협한 사고로 이슬람을 바라보지 않고 그들이 말하는 진짜 이슬람을 봐야 한다. 기독교인이 성경을 모르는 것과 비슷하게 무슬림이 꾸란을 잘 모른다. 그들도 스스로 생각할 때 우리가 믿는 종교가 이런 것이었어? 라고 반성할 수도 있다.

한참 IS가 활동할 때 이집트에서 난민이 왔는데, 그가 ’IS가 이슬람에 대한 생각을 더 깊게 만들었다‘고 하더라. 평상시 문화적인 무슬림으로 살아가면서 이슬람에 대해 배웠는데 폭력적인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거다. 그래서 이집트에는 기독교로 개종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기독교가 준비되지 않아서 결국 난민 신청하고 한국으로 왔다고 했다. 그들에게 꾸란을 빼앗고 성경을 집어넣으면 폭발한다.

무슬림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한국 땅에 왔기 때문에 한국을 이해해주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이슬람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을 해달라는 것이다. 자기반성이 있다면 좀 더 건강한 종교가 될 뿐만 아니라 그 공동체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결론까지 내릴 수 있다. 그런 고민을 한다면 이 문제들이 조금은 더 수월하게 갈 수 있다.

= 박성민(대구 NCC) : 무슬림도 공동체의 평화를 위해 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 초기에는 목사들과 가서 대화도 했다. 이런 대화가 필요하다. 완공 전후에도 목사들이 가서 대화하면 다른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가 공격적으로, 폭력적으로 다가가면 그런 가능성조차 놓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문제를 풀어주면서 예수의 가르침을 보여줘야 한다.

기독교 입장에서는 유대교보다 이슬람이 더 가깝다. 예수를 인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유대교에 대해 친화적인데 무슬림에 대해서는 배타적이다. 서구의 시각을 가져온 것 같다. 혐오가 자꾸 이어지면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처럼 극단적이게 된다. 갈등을 무너뜨리고 평화를 가져오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계속 적대적인 폭력으로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 것인가.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그리스도인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 박상흠(법무법인 우리들) : 행정청이 제 역할을 못한 것이 문제의 기원이다. 행정청의 장은 노이즈 마케팅 하지 말고 현장에 가서 주민이 어떤 어려움 겪고 있는지, 양측의 갈등이 어떤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언론도 편중 보도 습관을 지양하고 양측 이야기 들어보고, 실제 생활도 해보는 노력과 시도가 있어야 한다. 한국 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한 건, 구한말 여성을 위한 봉사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일제시대, 6·25 때도 순교자가 많았고, 의료기관, 교육기관을 많이 만들었다. 이웃에게 친구, 빛이 되는 역할을 했다.

지금은 약자들이 아니라 권력자와 친하다. 이건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니다. 이슬람 유학생에게도 교회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한국에서 교회도 굉장히 위축되어가고 있는데, 처음 모습을 잃어버리고 권력으로만 찾아가기 때문이다.

= 김상천(경북대) : 토론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뀐 점도 있다. 당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조연으로 남아야 할 곳이 있다. 원칙적이지만 대화와 토의를 하고 접점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폭력적으로 한쪽 편을 들면 당장 해결하는 것처럼 보여도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닐 거다. 이상적으로 들릴지라도, 대화와 토론을 통해 접점을 늘려가기 위해 경북대학교와 북구청,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까지도 중재를 해주고 지원을 해주는 게 필요하다.

그동안의 과정에서 어쩌면 무슬림 학생에게도 생겼을 수도 있는 혐오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 서로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이 오해에서 비롯됐음을 아는 것, 서로를 깊게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 박성수(김신대) : 저는 교회가 자꾸 나서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러면 종교 문제가 되어 버린다. 차라리 변호사가 나서는 게 맞다. 교회가 배후처럼 있으면 무슬림 쪽에서도 반감이 있을 것이다.

= 김상천(경북대) : 이미 종교가 개입된 이상, 여기 계신 분들처럼 사랑의 의지를 가진 분들이 중재를 하면 (문제 해결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리고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론의 장에 안 나오게 된 것도 언론 책임이 있다. 내가 만난 주민들은 감각적으로 언론에 분노를 표했다. 언론이 공론장에서 그분들을 몰아낸 면도 있다.

= 박성민(대구 NCC) : 유학생들이 사원이 완공되면 집들이를 해서 주민들을 초대하겠다고 한다. 그럴 때 오늘 나온 여러 제안을 참고해서 소통의 장을 만들어보고 싶다. 함께 이곳에서 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일을 하고 싶다.

 

<대구투쟁본부 대표 우재호 목사 짧은 인터뷰>


 

-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드린다.

“ 저는 교회 목사이기도하지만 대구투쟁본부(법인)대표로 활동하는 시민단체 대표이다. 대구투쟁본부에서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축 비상대책위원회(대현동비대위)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 대현동 비대위는 지역 주민비대위가 있고, 대투본 비대위가 있다.”

-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2022년 2월 경부터 (대현동 이슬람 사원문제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했다. 지역주민들과 이슬람 유학생들이 함께 거주할 때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초기에

는 서구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두 필지 정도에 7~8명의 이슬람 노동자들이 와서 살았다. 그런데 경북대가 유학생을 받아들이면서 인원 증가했고, 기도하는 사람이 많아 졌다. 유학생들이 오면서 경북대에 ’하루 다섯 번 기도해야 하는데 기도 초소가 있느냐‘고 물었다는데, 그럼 경북대가 마련해 주면 된다. 그런데 5분 정도 자전거 타고 가면 있다고 해서 유학생이 많이 들어온 거다.

학생이 계속 늘어나니까 주민과 충분한 대화 없이 새로 건물이 지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왜 새로 짓냐니까 숙소가 작아서 좀 크게 지으려고 한다고 했다. 처음에 숙소로 허가가 난 걸 종교시설로 변경하면서도 주민과 대화가 전혀 없었다.”

- 교회에서 이슬람 사원 대책위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다. 주민들의 불만은 뭔가?

“아랫쪽 출입구는 100% 대지로된 사유지도로이고 위쪽 출입구도 사유지도로인데 도로 한복판에 한필지 사유지 로폭이 1.8m의 사유지가 있고 한옥에서 양옥으로 건축할 때 양쪽에 대지를 도로로 사용 승락한 대지의 도로이다. 주민들은 그래도 이게 사유지인데, 왜 우리 모르게 이런 곳이 지어지고 있냐고 불쾌해 하는 것이다. 당연히 주민들은 자기 땅을 찾겠다고 하는데, 북구청은 이미 도로가 되어서 안 된다고 한다. 주민 입장에서는 재산권을 침해당한 것이다.

공사 주가 하는 말이 사원이 완공 되면 지금은 800명 정도 이지만 그때는 2,000명이 넘게 온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좁은 골목 안쪽에 말이 되나? 지역 주민들이 하시는 말이 무슬림이 유학을 와서 꼭 사원을 지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자기 신앙을 유지하고 기도할 수는 있지만 굳이 왜 사원까지? 우리도 외국 유학 가면 교회 짓고 절 짓지 않는다. 이들이 그냥 유학생이 아니라 이슬람 선교사가 아닌가 의심도 된다. 북구청이 서문에 다문화 거리를 만든다고 하는데 이슬람은 자기 종교관을 1%도 양보 안 하는데 어떻게 다문화냐?”

- 이런 재산권 문제보다 종교적 혐오 감정이 더 크게 지배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얼마 전에도 이슬람을 추방하자는 대규모 종교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대규모 종교 집회가 된 반월동 집회는 내가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그런데 내가 코로나에 걸려서 누워있는 중에 문화집회를 하기로 한 것이 종교 집회로 바뀌었다. 원래 취지와 다르게 변형됐다. 원래는 시민들의 잔치, 문화 축제를 하고 싶었는데, 종교 집회로 되면서 기독교와 이슬람의 대립처럼 되어 버렸다.주민비대위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어떤 분과 함께하는 유투버들이 더욱 자극적으로 돼지바베큐, 돼지머리를 같다 놓도록 하게 했다.

자극적으로 해야 사람들이 주목한다고 주장한 몇몇이 돼지머리도 갖다 놓은 거고, 언론이 그걸 활용한 거다. 돼지머리 때문에 본질이 전도됐다. 주민들은 이슬람이 들어오면 삼겹살도 못 먹는다고 화내고 있다. 유투버들이 돈 벌이 수단으로 이 문제에 개입하면서 자꾸 자극만 시키니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대화 전에 작성한 발제문을 보고 싶으시면 아래 첨부 파일을 다운로드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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